산업디자인학과 김유빈 교수가 이끄는 ‘HIGH-CONCEPT FX랩’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2026 공공디자인 실험실’에 선정됐다.
산업디자인학과 김유빈 교수, ‘2026 공공디자인 실험실’ 선정
놀이로 환경을 경험하는 체험형 공공디자인 제안
산업디자인학과 김유빈 교수가 이끄는 ‘HIGH-CONCEPT FX랩’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2026 공공디자인 실험실’에 선정됐다. 공공디자인 실험실은 대학(원)생들이 지역과 일상의 문제를 발굴하고 디자인 솔루션을 실제 공간에 구현해 시민 반응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사업이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생활 공간 속에 체험 가능한 공간을 조성하고, 디자인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확인하며 적용성과 실효성을 함께 검증한다.
미래 기술로 경험을 설계하다
‘지역과 일상을 연결하는 공공디자인’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오는 10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서울의 한 백화점 내 팝업 광장 실내 공간에서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사업에 김유빈 교수는 “매년 전국 각지의 혁신적인 공공디자인 실험 작품을 알릴 기회라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지켜본 사업이다. 연구실에서 쌓아온 아이디어와 기술로 시민의 일상에 변화를 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빈 교수의 연구실 명인 HIGH-CONCEPT FX랩은 하이컨셉(High-Concept)이라는 이름처럼, 기존 문제의 본질을 새로운 개념으로 재해석하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인을 지향한다. 하이컨셉·하이퀄리티·하이엔드를 표방해 문제를 단순히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그 본질을 새로운 개념으로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연구실 이름처럼 현재 기술이 아닌 미래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해보지 못한 경험과 혁신적인 기획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디자인이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오늘날의 디자인은 사용자가 직접 체험하고 기억을 만들어가는 ‘경험 디자인’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김유빈 교수는 이 변화의 흐름 위에서 미래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경험을 설계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연구실의 체험 중심 디자인은 이미 실제 공간에서 그 가능성을 입증해 왔다. 2년 전 학부·대학원 연구원 6명이 독일 완구 브랜드 플레이모빌(Playmobil)을 활용한 체험 전시를 기획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영 디자인 페어에 선정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AI 표정 인식 기술을 접목한 반응형 포토 키오스크를 개발했다. 방문객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이에 반응하는 기술이었다. 포토 키오스크 외에 캐릭터를 매개 삼아 환경 인식을 위한 ESG 미로 체험도 함께 구성해 기술과 공간 경험을 융합했다.
지난 5월에는 DDP에서 열린 ‘2026 DDP 어린이 디자인 페스티벌’에 참여해 서울디자인재단과의 IC-PBL 산학협력을 통해 놀이 기반 환경 교육 프로그램 ‘RE:Play Green Hero’를 선보였다. 산업디자인학과를 포함한 3개 학과 학생 35명이 약 2개월간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나흘간 약 24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으며 관람객 만족도 96%를 기록했다.
(관련 기사보기) 이번 공공디자인 실험실 선정은 이 성과들이 쌓여 이뤄진 결실이다.
공공디자인 실험실 사업에는 김유빈 교수의 그간 경험과 역량이 녹여졌다. 2년 전 개발한 AI 포토 키오스크와 놀이 기반 환경 교육 프로그램 운영 경험이 사업 선정의 큰 자산이 됐다.
고정 시설물 중심이던 공공디자인에서 체험형 넛지 디자인 개념 접목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재활용 소재로 조성된 실내 미로 체험이다. 아이들은 출발부터 미션 성공까지 8단계로 구성된 미로를 통과하며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친근한 동물들이 입는 환경 피해, 자원 순환의 원리를 단계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구간별 스탬프 미션이 주어지며, 쓰레기 분리배출과 협동 미션, 업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한 재생 블록 놀이 등 놀이와 학습이 자연스럽게 맞닿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경험 전체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 미로에서 나온 뒤에도 환경을 위해 행동해야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이끌도록 설계했다. 프로젝트의 주제인 ‘자원 순환’은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2번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에서 출발한다. 김 교수는 “어린이들이 플라스틱 폐기물의 심각성을 교과서에서 배워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몸으로 겪는 참여형 경험이야말로 아이들에게 더 깊은 환경 감수성을 심어주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공공디자인 실험실 사업이 벤치나 파노라마 같은 고정 시설물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프로젝트는 넛지 디자인(Nudge design) 개념을 도입한 캠페인형 체험 공공디자인으로서 사회 참여적 성격을 보여 차별화를 이끌었다.
이번 사업에는 7명의 학부·대학원생이 참여한다. 특히 저학년 학부생이 참여하게 되는데 사업을 통해 저학년 학생도 공공기관이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산업계에서 어떤 키워드를 중요하게 바라보는지 등을 이해관계자와 직접 만나며 몸으로 익히게 된다.
공공디자인 체험 전후 어린이의 정서 변화를 수집하고, 학부모 인터뷰를 진행해 어린이의 가정 내 행동 변화도 추적한다. 체험이 아이에게 유의미한 교육 효과를 가져다줬는지를 검증할 예정이다. 김유빈 교수는 이번 공공디자인 실험실을 발판 삼아 체험형 미로를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이동형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기존 연구 과제가 기술이전이나 특허 등 단발성 결과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면, 미로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실내와 실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공공 공간에서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체험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인식하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개발한 미로를 단순히 일회성 체험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플랫폼으로 확장을 꿈꾸고 있다. 김유빈 교수는 “다양한 공공 공간에서 시민이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