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칩으로 ‘노화가 번지는 길’을 추적한다
기계공학과 한유나 학술연구교수,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B(포용형) 신규 과제 선정
지방·간·근육 연결한 다중장기칩에 실시간 글루코스 센싱 기술 접목
3년간 1억 8천만 원 지원… 대사성 노화 기전 규명하고 항노화 치료 전략 모색
2026.10.02
기계공학과 한유나 학술연구교수(이하 연구교수)가 한국연구재단의 ‘2026년도 기본연구B(포용형)’ 신규 과제에 선정됐다. 연구 과제는 ‘글루코스 센싱 나노입자 기반 실시간 대사 프로파일링 기술을 탑재한 다중장기칩 기반 노화 전이 기전 규명 플랫폼 개발’로, 2026년 9월부터 3년간 총 1억 8천만 원을 지원받는다.
이번 연구는 고포도당·고지방 등 대사 스트레스로 지방 조직에서 시작된 노화가 간과 근육으로 어떻게 번지는지를 ‘다중장기칩(Multi-Organ-on-a-Chip)’을 활용해 추적한다. 여기에 세포 안의 포도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글루코스 센싱 나노입자(GS-NPs)를 결합해 대사 변화를 정량화하고, 대사조절약제를 활용한 세포 기능 회복 가능성도 살펴본다.
한 연구교수는 당뇨, 비만 등의 대사질환이 특정 장기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다른 장기의 기능과 노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장기 간 상호작용을 통해 대사 노화가 어떻게 확산하는지 직접 관찰할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지방 조직은 고포도당·고지방과 같은 대사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노화된 세포가 내보내는 염증성 신호 가운데 일부는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에 담겨 다른 조직으로 전달된다. 세포외소포체는 단백질이나 유전물질 등의 정보를 담아 세포 밖으로 보내는 작은 주머니 형태의 입자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신호가 간과 근육으로 전달돼 다른 조직의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전염성 노화(Contagious Aging)’에 주목한다.
기존의 단일 장기 모델은 한 장기의 변화를 살피는 데 유용하지만, 서로 다른 장기의 상호작용을 하나의 실험계에서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지방·간·근육세포를 칩 위에 배양하고 미세유체 통로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노화된 지방세포에서 나온 세포외소포체가 간과 근육으로 이동하며 일으키는 변화를 추적할 계획이다.
한 연구교수는 관련 기술을 선행 연구에서 축적했다. 형광 글루코스 센서를 마이크로니들에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혈당 변화를 연속 측정하는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고, 간의 저산소 환경을 구현한 장기칩에서 간 기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알부민(Albumin) 분비량을 측정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관련 연구는 『Science Advances』(IF=13.9)와 『Talanta』(IF=6.7) 등에 게재됐다.
연구는 3년에 걸쳐 진행된다. 1차 연도에는 지방·간·근육세포의 노화 모델과 글루코스 센싱 조건을 확립한다. 2차 연도에는 다중장기칩에서 지방세포 유래 세포외소포체가 간과 근육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다. 3차 연도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인 메트포르민(Metformin), GLP-1/GIP 유사체 등 대사조절약제를 적용해 세포의 대사 기능 회복 가능성을 검증한다.
서로 다른 장기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 과제다. 한 연구교수는 개별 장기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뒤 단계적으로 연결하고, 칩 내부의 미세 유동을 정밀하게 제어할 계획이다. 그는 단순히 장기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이오센서를 활용해 장기 간 상호작용을 정량적인 데이터로 확보하고자 한다.
한 연구교수는 “연구 성과가 초기 신약 후보 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분야에 우선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치료 후보물질이 지방뿐 아니라 간과 근육의 대사 기능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췌장이나 신장 등 다른 장기를 추가해 전신 대사질환 연구로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동물실험을 보완·대체하는 차세대 약물 검증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 현장으로 돌아온 뒤에는 새로운 연구 동향과 기술을 다시 익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연구자로서 자신의 역량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 한 연구교수는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으로 가족과 기계공학과 허윤정 교수를 꼽았다.
그는 “연구를 잠시 멈추게 한 것도 가족이었지만 다시 연구실로 돌아올 수 있게 한 가장 든든한 버팀목 역시 가족이었다”라며 “독립적인 연구책임자로 서기까지 믿어주시고,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허윤정 교수님의 지지와 멘토 역할도 큰 힘이 됐다”라고 전했다.
한국연구재단 과제 선정은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연구 공백으로 지원이 가능한 과제가 제한되고 여러 차례 연구비 수주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연구교수는 “선정 결과를 확인했을 때 벅찬 기쁨과 함께 연구책임자로서의 책임감이 밀려왔다”라며 “이번 선정은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받는 것을 넘어 독립 연구책임자로 한 단계 성장하는 소중한 첫걸음이기에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신 만큼 연구 성과로 보답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포도당·고지방 등 대사 스트레스로 지방 조직에서 시작된 노화가 간과 근육으로 어떻게 번지는지를 ‘다중장기칩(Multi-Organ-on-a-Chip)’을 활용해 추적한다. 여기에 세포 안의 포도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글루코스 센싱 나노입자(GS-NPs)를 결합해 대사 변화를 정량화하고, 대사조절약제를 활용한 세포 기능 회복 가능성도 살펴본다.
지방에서 시작된 노화, 다른 장기로 번지다
한 연구교수에게 ‘대사’는 오랫동안 이어온 연구 주제다. 박사과정에서 생체 에너지 대사를 연구한 그는 연구 현장 복귀 후 장기칩과 바이오센서를 활용한 질환 모델 연구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연구의 관심은 개별 장기의 변화에서 장기 간 상호작용으로 확장됐다.한 연구교수는 당뇨, 비만 등의 대사질환이 특정 장기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다른 장기의 기능과 노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장기 간 상호작용을 통해 대사 노화가 어떻게 확산하는지 직접 관찰할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지방 조직은 고포도당·고지방과 같은 대사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노화된 세포가 내보내는 염증성 신호 가운데 일부는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에 담겨 다른 조직으로 전달된다. 세포외소포체는 단백질이나 유전물질 등의 정보를 담아 세포 밖으로 보내는 작은 주머니 형태의 입자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신호가 간과 근육으로 전달돼 다른 조직의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전염성 노화(Contagious Aging)’에 주목한다.
기존의 단일 장기 모델은 한 장기의 변화를 살피는 데 유용하지만, 서로 다른 장기의 상호작용을 하나의 실험계에서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지방·간·근육세포를 칩 위에 배양하고 미세유체 통로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노화된 지방세포에서 나온 세포외소포체가 간과 근육으로 이동하며 일으키는 변화를 추적할 계획이다.
세포 속 대사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특징은 장기칩 안의 대사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는 점이다. 기존 방식은 일정 시점의 포도당 흡수량을 측정하거나 센서의 뭉침과 비가역적 반응으로 인해 장기간 변화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보론산 기반 글루코스 센싱 나노입자를 활용해 세포 내 포도당 변화에 따른 형광 신호를 지속적으로 관찰한다.한 연구교수는 관련 기술을 선행 연구에서 축적했다. 형광 글루코스 센서를 마이크로니들에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혈당 변화를 연속 측정하는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고, 간의 저산소 환경을 구현한 장기칩에서 간 기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알부민(Albumin) 분비량을 측정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관련 연구는 『Science Advances』(IF=13.9)와 『Talanta』(IF=6.7) 등에 게재됐다.
연구는 3년에 걸쳐 진행된다. 1차 연도에는 지방·간·근육세포의 노화 모델과 글루코스 센싱 조건을 확립한다. 2차 연도에는 다중장기칩에서 지방세포 유래 세포외소포체가 간과 근육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다. 3차 연도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인 메트포르민(Metformin), GLP-1/GIP 유사체 등 대사조절약제를 적용해 세포의 대사 기능 회복 가능성을 검증한다.
서로 다른 장기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 과제다. 한 연구교수는 개별 장기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뒤 단계적으로 연결하고, 칩 내부의 미세 유동을 정밀하게 제어할 계획이다. 그는 단순히 장기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이오센서를 활용해 장기 간 상호작용을 정량적인 데이터로 확보하고자 한다.
한유나 학술연구교수가 장기칩 기반 대사 노화 연구를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노화된 세포의 기능 회복 가능성을 찾다
연구팀은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현재 당뇨·비만 치료에 활용되는 대사조절약제가 노화된 조직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지 검증하고, 이를 새로운 대사성 노화 치료 전략으로 연결할 계획이다.한 연구교수는 “연구 성과가 초기 신약 후보 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분야에 우선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하나의 시스템에서 치료 후보물질이 지방뿐 아니라 간과 근육의 대사 기능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췌장이나 신장 등 다른 장기를 추가해 전신 대사질환 연구로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동물실험을 보완·대체하는 차세대 약물 검증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 현장으로 돌아와, 독립 연구를 시작하다
이번 과제 선정에는 한 연구교수의 연구자로서의 여정도 담겨 있다. 그는 임신과 출산, 육아로 약 4년간 연구 활동을 중단한 뒤 2021년 박사후연구원으로 복귀했다. 2022년부터는 경희대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주요 학술지에 제1저자 논문을 게재하고 국내 특허도 등록했다.연구 현장으로 돌아온 뒤에는 새로운 연구 동향과 기술을 다시 익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연구자로서 자신의 역량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 한 연구교수는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으로 가족과 기계공학과 허윤정 교수를 꼽았다.
그는 “연구를 잠시 멈추게 한 것도 가족이었지만 다시 연구실로 돌아올 수 있게 한 가장 든든한 버팀목 역시 가족이었다”라며 “독립적인 연구책임자로 서기까지 믿어주시고,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허윤정 교수님의 지지와 멘토 역할도 큰 힘이 됐다”라고 전했다.
연구자의 성장을 뒷받침한 경희
경희의 연구 환경도 도움이 됐다. 안정적인 실험 공간과 장비, 연구과제 기획과 제안서 작성 과정의 멘토링, 산학협력단의 행정 지원 등이 연구 기반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퇴직을 앞둔 산학협력단 직원에게 “언젠가 경희대의 훌륭한 교수로 설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다”라는 취지의 메일을 받은 일도 기억에 남는다. 그는 “한 사람의 독립된 연구자로 존중받고 있다는 든든함을 느꼈다”라고 회상했다.한국연구재단 과제 선정은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연구 공백으로 지원이 가능한 과제가 제한되고 여러 차례 연구비 수주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연구교수는 “선정 결과를 확인했을 때 벅찬 기쁨과 함께 연구책임자로서의 책임감이 밀려왔다”라며 “이번 선정은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받는 것을 넘어 독립 연구책임자로 한 단계 성장하는 소중한 첫걸음이기에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신 만큼 연구 성과로 보답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