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과학과 장영진·강서영·김민지 학생팀이 우주항공청이 주최한 ‘2026 캔위성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주과학과 재학생팀, 우주항공청 ‘2026 캔위성 경연대회’ 최우수상
온보드 AI로 토지피복 실시간 분류
음료수 캔만 한 위성이 낙하산을 펴고 내려오며 땅을 촬영한다. 찍은 사진을 모두 보내는 대신, 흐리거나 빛이 번진 사진은 스스로 걸러낸다. 남은 사진에서는 농경지와 건물을 찾아 그 위치만 짧은 텍스트로 바꿔 지상국에 보낸다.
위성 속 AI, 꼭 필요한 데이터만 분류
이는 우주과학과 장영진·강서영·김민지 학생팀이 개발한 ‘온보드 AI 캔위성’의 임무 과정이다. 위성 안의 AI가 판단해 꼭 필요한 데이터만 보내 통신 부담을 크게 줄였다. 세 학생은 우주항공청이 주최한 ‘2026 캔위성 경연대회’에서 이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캔위성은 음료수 캔 크기의 교육용 모사 위성이다. 로켓에 실려서 고도 300~400m까지 올라간 뒤, 낙하산을 펴고 내려오면서 정해진 임무를 수행한다. 장영진 학생은 “학부생 수준에서 위성 개발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대회”라고 설명했다.
세 학생은 한 달 가까이 주제를 고민한 끝에 두 가지 임무를 정했다. 주 임무는 위성이 스스로 데이터를 골라 필요한 것만 보내는 것이다. 위성 운용에서 가장 큰 부담은 통신이다. 이미지를 모두 내려보내면 통신 자원을 많이 소모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이 움직이며 흐려진 사진과 햇빛이 강해 품질이 떨어진 사진을 먼저 걸러냈고, 남은 사진에서 대상의 좌표만 텍스트로 바꿔 전송했다. 그 결과 86MB가 넘는 이미지 데이터를 5KB, 원본의 약 0.006% 수준으로 줄였다.
부 임무는 실시간 토지피복 분류다. 토지피복 분류는 땅이 무엇으로 덮여 있는지, 즉 숲인지 시가지인지 사람이 사는 곳인지를 구분하는 작업이다. 세 학생은 이 가운데 농경지와 건물을 분류 대상으로 삼고, AI가 비행 중 실시간으로 판별하도록 했다. 지상국에서는 전송받은 좌표를 실제 지도에 겹쳐 어느 지점이 무엇으로 분류됐는지 시각화했다.
위성은 세 학생이 역할을 나눠 완성했다. 김민지 학생은 하드웨어를 맡아 부품을 고르고 CAD로 배치를 설계했으며, 기체와 낙하산을 직접 만들었다. 강서영 학생은 소프트웨어와 AI를 담당해 탑재 AI를 개발하고 대회 후반 모델을 고도화했으며, 보드에 들어가는 비행 소프트웨어를 짜고 시험했다. 장영진 학생은 통신과 지상국을 맡아 팀 전체를 총괄했다.
뜻밖의 더위에도, 부족한 시간도 극복
준비 과정에서 가장 애를 먹은 부분은 낙하산과 엔진 시험이었다. 낙하산을 떨어뜨려 볼 마땅한 공간이 없어, 학생들은 캠퍼스 곳곳을 돌며 시험이 가능한 장소를 찾았다. 장소를 옮겨 가며 시험을 거듭한 시간은 대회에서 빛을 발했다.
더위로 캔위성 내부의 기체 온도가 치솟았지만, 이들은 기체에 냉각팬을 설치해 발열을 잡을 수 있었다.
대회 당일에는 뜻밖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여름 무더위에 기체 내부 온도가 60~70도까지 치솟았다. 열에 약한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고, 실제로 일부 팀은 배터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세 학생은 혹시 모를 위기를 예상하고 기체에 냉각팬을 설치해 두었다. 덕분에 내부 온도를 40도 안팎으로 낮추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김민지 학생은 "더위로 인한 발열 문제를 예상하고 대비해 둔 덕분에 안전하게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분한 시험은 시간 관리로도 이어졌다. 다른 팀의 발표가 늦어지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세 학생은 1·2·3차 평가에서 모두 정해진 시간을 지켰다. 강서영 학생은 “실험을 많이 해 본 덕분에 시간 관리에 어려움 없이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 최대한 안전하게 성공하는 데 집중한 것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차별성도 돋보였다. 다른 팀들이 대부분 하드웨어 중심 임무를 택한 것과 달리, 세 학생은 유일하게 위성 안에서 AI가 직접 판단하는 온보드 AI 소프트웨어를 연구했다. 데이터를 스스로 골라 보내는 임무는 실제 위성 운용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지도교수인 문용재 교수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강서영 학생은 “교수님께서 심사위원이 원하는 기준에 맞춰 써야 한다고 조언해 주셔서, 채점 기준표를 꼼꼼히 살피며 평가 지표에 맞춰 준비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모든 결과가 기대만큼 나온 것은 아니었다. 학습 단계에서 보였던 AI의 탐지 성능은 실제 비행에서 더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비행 전 사전 시험이 어려워 가장 걱정하던 부분이었다. 강서영 학생은 “기대하던 성능에는 못 미쳤지만, 임무대로 텍스트 데이터를 보내는 데 성공해 만족한다. 원인 분석까지 마쳤으니 다음 모델을 만들 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AI는 공사 현장을 농경지나 건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 눈에는 쉬운 구분이지만, 학습 데이터에 공사 현장이 없었던 탓이다. 강서영 학생은 “AI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농경지와 건물만 찾게 하더라도, 헷갈릴 만한 대상이나 전혀 다른 배경 데이터까지 함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장영진 학생은 “위성 탑재 AI는 점차 시도가 늘고 있는 분야로, 이번 실험은 그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수업으로 프로젝트 완성도 높여, G-LAMP 사업단 지원도 큰 보탬
이번 연구는 학부생 수준의 캔위성 실험이었지만, 실제 위성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영진 학생은 “캔위성에서 얻은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일정한 궤도를 도는 실제 위성이라면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위성은 대부분 사진을 찍어 그대로 지상으로 내려보내고, 분류는 지상에서 한다. 이 과정에서 버려지는 데이터가 적지 않다. 장영진 학생은 “위성 사진 10장 중 7장은 구름 때문에 쓰지 못한다. 위성에서 구름만 걸러내도 불필요한 이미지를 70~80%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측면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장영진 학생은 AI가 전력을 더 쓴다는 우려와 달리, 불필요한 데이터 전송을 줄이면 실제 위성에서는 오히려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봤다.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장영진 학생은 “AI가 잘못 작동하면 수천억 원짜리 위성이 망가질 수 있어 아직은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위성 탑재 AI는 점차 시도가 늘고 있는 분야로, 이번 실험은 그 가능성을 먼저 타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의 출발점은 수업이었다. 세 학생은 문용재 교수의 ’우주탐사 인공지능 프로젝트 1‘ 수업에서 캔위성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이를 계기로 대회에 나섰다. 학기 중 대회를 준비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피드백을 받으며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송영주 교수의 ’위성 및 추진체‘ 과목도 든든한 바탕이 됐다. 세 학생 모두 이 수업을 들어 위성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갖추고 협업할 수 있었다. G-LAMP 사업단의 ’연구초롱길‘ 프로그램도 보탬이 됐다. 지원 덕분에 고가의 모듈이 많이 드는 캔위성 제작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은 학생들의 진로 탐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 학생은 현재 큐브위성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큐브위성은 지상으로 하강하는 캔위성과 달리 로켓에 실려 궤도에 올라가 6개월간 운용된다. 장영진 학생은 “서브 시스템이 균형을 이뤄 하나의 위성 시스템이 되는 과정을 깊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강서영 학생은 “이론으로만 알던 협력이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느꼈다”며 협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민지 학생도 “위성 분야로 향후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영진 학생에게 이번 대회는 세 번째 도전이었다. 1·2학년 때 연이어 결선에서 고배를 마신 끝에 얻은 1위다. 장영진 학생은 “계속 시도하니 한 번쯤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우주과학과 장영진·강서영·김민지 학생팀이 우주항공청이 주최한 ‘2026 캔위성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