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과 오형나 교수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환경보전에 기여한 개인·단체를 선정해 수여하는 환경보전 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배출권거래제 설계부터 녹색기후기금 유치까지, 기후정책 최전선 활동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롤모델, 국제사회에 한국 역할을 전하는 목소리 낼 것”
국제학과 오형나 교수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환경보전에 기여한 개인·단체를 선정해 수여하는 환경보전 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오형나 교수는 한국 배출권거래제 시행령 설계에 참여한 이래 15년 넘게 각종 위원회 민간위원, 대통령 직속 자문 기구 위원 등으로 활동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배출권거래제 설계부터 고도화까지, 인식의 간극 좁히기 위해 노력
오형나 교수는 본래 환경경제학 전공자가 아니었다. 2010년,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배출권거래제 시행령 작업에 참여한 이래로 기후정책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오 교수는 “잘 모르는 분야였지만 제도와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특히 녹색기후기금(GCF) 유치의 순간은 지금까지 잊지 못할 순간이다”라고 회상했다. 기후정책 분야에 매진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공적 가치였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은 돈이 목적이 아니라 환경보전, 지속가능발전, 기후 취약계층 지원, 개도국 지원 같은 공적 영역에 닿아 있다. 그 영역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배출권거래제 시행령 작업은 배출권거래제 할당 위원회 민간위원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태생 자체가 상품이 아니었던 탄소 배출권에 가격을 매기고, 감축을 유도하는 작업이었다. 오 교수는 “이때의 경험을 통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해관계자의 동의와 협조가 없다면 도입이 어렵다는 점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도입된 한국의 배출권거래제는 국제적으로 개발도상국의 롤모델이 됐다. 오형나 교수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성장해 이제는 환경 문제에 이바지하는 사례로 해외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안정화예비분 자문에도 참여하며 배출권 거래 시장 고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현재 배출권 시장의 과제로 인식의 간극을 예로 든 오 교수는 “산업계에서는 이를 규제로 받아들였고, 시민사회에서는 기업의 잉여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했다. 다행히 정부에서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며 시장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가 경제학의 한 분야로, 산업경쟁력 저하 아닌 장기 경쟁력 추구
오형나 교수는 그 외에도 탄소중립위원회,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국가기후환경회의, 녹색성장위원회 등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에서 폭넓은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한쪽 부처만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기후 정책을 다룰 때 산업통상자원부는 녹색 기술이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협을 걱정한다. 오 교수는 두 주장 사이에서 해외 사례와 검증된 연구를 전달해 양방의 의견을 중재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경제성장이 대치되는 개념이 아닌 기후변화를 경제학의 한 분야로 바라보고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오형나 교수는 “산업계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도가 아닌 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이 전환 기술을 개발하도록 장려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 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소재산업이 중요한 사례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와 같은 소재산업은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다. 산업계에서도 장기적으로 친환경 기술로 전환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당장의 비용 부담으로 기술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일수록 정부가 시장 규모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환 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업체를 묶어 초기 시장을 마련하고, 석탄에서 수소로 전환하고자 하는 기업에도 정부의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 비용이 올라도 전환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상품을 소비하겠다는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녹색기후기금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 적응 지원을 목표로 설립한 국제기구로 2012년 한국 유치가 확정됐다. 오형나 교수는 당시 녹색기후기금 유치 TF로 활동하며 유치에 기여했다. 최근의 기후금융 흐름은 바뀌고 있다. 유치 당시만 해도 녹색기술과 육성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친환경 기술로의 전환을 고려한 전환 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의 모범 케이스다. 한국처럼 소재산업이 살아있는 선진국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이 녹색·전환기술을 개발한다면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국제사회의 한국의 사례를 알리기 위해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형나 교수는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을 위해 사회적 갈등을 직접 다뤄본 경험과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험과 역량 쌓아 국제기구 진출하길
오형나 교수의 국제기구 경험을 토대로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에게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는 쉽지 않다. 수업과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변화, 기후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직접 다뤄본 경험이 필요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진행하는 영프로페셔널(YP)과 같은 프로그램에 지원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고 말했다.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도 주목한 오 교수는 “전환금융과 ESG 정보공시와 관련해 새로운 시장이 태동하며 탄소 절감량을 정량 지표로 평가하는 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다. 경영학과와 협업해 관련 분야의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ESG경영’이라는 마이크로디그리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분야로 진출을 희망한다면 관련 과목을 수강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형나 교수는 기후변화와 국제개발 협력의 접점에 맞춰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5개국 연구진과 함께 기후변화로 인한 공동체 간 비용·편익 분담을 어떤 조건에서 분담하는지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이 주제는 미래문명원에서 진행하는 Global Collaborative Summer Program(이하 GC)에서 도출됐다. 그는 “불평등을 주제로 GC 강의를 진행하게 됐고, 그것이 지금의 연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