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학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과 소아 염증성 장질환 연관성 규명”

2026.05.22
왼쪽부터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최유진 학생, 김현지 연구원, 박재유 책임연구원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 활용해 세계 최초로 검증
소화기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 『GUT』(IF=26.2) 온라인 판 게재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김현지·박재유 연구원, 최유진 학생)이 한국의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임신 중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이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 성과는 소화기학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GUT』(IF=26.2) 온라인 판으로 5월에 게재됐다.

약 256만 명 모자(母子) 추적 조사…궤양성 대장염 위험 33% 증가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7년 사이에 출생한 아동 2,562,302명을 대상으로 최대 14년간의 대규모 추적 관찰 결과를 활용했다.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과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고, 이에 더해 아동의 연령, 임신 중 감염 시기(분기), 계절적 요인 등을 반영해 추가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산모가 임신 중 인플루엔자에 노출된 경우에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이 33% 늘었다. 이는 유전적 배경과 가정환경 등 가족 요인을 보정한 이후의 결과였다. 이런 위험 증가는 자녀가 7세가 될 때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었다. 크론병과의 유의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는데, 임신 중의 감염이 특정 질환에 더 민감하게 작용함을 시사한다.

감염 시기에 따른 위험도 차이도 컸다. 임신 후기(3분기) 감염의 경우에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 위험이 비감염군에 비해 약 2배까지 높았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겨울이나 봄철에 감염된 경우에는 자녀의 발병 위험이 약 0.5배 늘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이 유발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태반을 통과해 장 점막 면역 조절 시스템을 교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박재유 책임연구원은 “크론병은 일반적으로 궤양성 대장염보다 합병증과 질병 경과 측면에서 더 중증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이 자녀의 염증성 장 질환 가운데에서도 특히 궤양성 대장염 발생 위험과 유의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연동건 교수는 “산모의 인플루엔자 감염이 자녀의 장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임상적으로 직접 검증하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빅데이터를 활용해 그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발견이다”라며 “임신 중 적극적인 독감 예방 접종과 감염 시 신속한 치료가 자녀의 염증성 장질환 예방을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도화된 방법론을 기반으로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예방 및 관리 전략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