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홍태화·김동준 박사과정생이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이공계 우수장학금에 나란히 선정됐다. 홍태화 박사과정생은 대학원대통령과학장학금에, 김동준 박사과정생은 박사우수장학금(이공계)에 선발됐다.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대학원생을 발굴해 세계적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장학사업이다.
두 사람은 모두 이정태 교수가 이끄는 지속가능에너지기술연구실에서 차세대 이차전지를 연구한다. 홍 박사과정생은 칼코젠 원소 기반 양극재를, 김 박사과정생은 소재와 전극 구조, 제조 공정을 함께 설계하는 건식전극 기술을 연구한다. 연구의 접근은 다르지만, 차세대 이차전지의 성능과 지속가능성을 높일 소재와 공정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공유한다.
하나의 성과에서 다음 연구로
두 학생의 연구에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연구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를 다음 연구로 연결해 왔다는 점이다. 홍 박사과정생은 이를 연구의 ‘흐름’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학부 1학년 때 지속가능에너지기술연구실에 합류해 6년 넘게 황(S), 셀레늄(Se), 텔루륨(Te) 등 칼코젠 원소를 활용한 양극재를 연구해 왔다. 학부에서 시작한 연구를 석사와 박사과정까지 이어오며 연구 주제를 지속적으로 심화했다.
대학원대통령과학장학금에 지원할 때도 개별적인 논문 실적을 나열하기보다 ‘칼코젠 기반 양극재 개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연구와 앞으로의 계획을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홍 박사과정생은 “좋은 저널에 게재된 논문의 개수보다 하나의 큰 목표를 향해 이어온 연구 과정과 그 흐름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과정생 역시 ‘연구의 지속성’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하나의 결과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질문을 발견해 다음 연구로 확장해 온 점이 주요했다. 그는 “실험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원인을 다시 찾아보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라며 “이런 태도가 꾸준히 후속 연구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라고 말했다.
“성과보다 중요한 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하는 것”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홍태화 박사과정생
홍 박사과정생은 성능 수치만 높이는 연구보다 그 결과가 나온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연구 결과를 실제 활용 가능성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데이터와 성능을 과장하지 않는 연구 윤리 역시 연구자가 지켜야 할 핵심 원칙으로 꼽았다.
느린 반응을 빠르게, 칼코젠 양극의 가능성을 넓히다
홍 박사과정생은 차세대 배터리 후보인 리튬-황 전지를 연구한다. 리튬-황 전지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황 성분이 전해질에 녹아 나와 용량과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이를 막는 방법의 하나는 액체상 중간체를 거치지 않고 고체 상태에서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반응 속도가 느려진다. 홍 박사과정생은 학부 연구생 때부터 이 고체 반응을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연구의 핵심은 소재의 미세한 결정 구조를 조절하는 것이다. 다른 원소를 넣거나 좁은 공간에서 소재를 압축해 구조를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낮추는 원리를 규명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IF=25.5)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19.9) 등에 게재됐다.
그는 이 연구를 고체상 반응이 핵심인 ‘전고체 리튬-황 전지’로 확장하고 있다. 동시에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가능성이 있는 칼코젠 양극재의 ‘양이온성 산화환원 반응’도 연구한다. 궁극적으로는 여러 칼코젠 양극재에서 높은 가역성과 빠른 반응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설계 원리를 찾는 것이 목표다.
소재부터 공정까지, 건식전극의 한계를 풀다
김 박사과정생은 좋은 배터리 소재가 실제 전극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제조 과정까지 함께 설계한다. 소재가 우수해도 전극 구조가 불균일하거나 전자와 이온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재와 전극 구조, 제조 공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건식전극’ 기술을 연구한다. 건식공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건조 공정을 줄일 수 있지만, 전극이 두꺼워질수록 내부에서 전자와 이온의 이동이 어려워지는 한계가 있다.
김 박사과정생은 SPAN(Sulfurized Polyacrylonitrile, 황화 폴리아크릴로니트릴)을 활용한 리튬-황 전지용 건식전극 연구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켰다. 첫 연구에서는 셀레늄을 첨가한 SPAN을 활용해 활물질을 많이 넣어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전극을 구현했다. 이후 아이오딘을 활용해 리튬 이온의 이동을 개선했고, 다음 연구에서는 공정 중 발생하는 힘을 이용해 전극 내부 섬유를 정렬해 전자 이동과 구조적 안정성을 높였다.
관련 연구는 『Small(IF=11.8)』, 『Energy Storage Materials』(IF=19.3), 『Materials Today』(IF=24.1) 등에 제1저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박사과정에서는 환경 규제 대상 물질군인 PFAS(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과불화화합물)에 포함되는 PTFE(Polytetrafluoroethylene,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 바인더의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전극을 만드는 ‘표면 앵커링’ 기술을 연구한다. 이를 다양한 차세대 전지에 적용할 수 있는 건식전극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궁금증이 다시 연구실로 이끌다"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김동준 박사과정생
김동준 박사과정생에게 연구를 계속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은 ‘궁금증’이다. 예상과 다른 실험 결과가 나오면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고 말한다. 그는 “실험 결과가 궁금해 주말이나 늦은 시간에도 자발적으로 연구실에 나온 적이 많았다”라며 연구를 즐기는 태도가 꾸준한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자율적인 연구 환경에서 각자의 길을 넓히다
두 학생은 새로운 연구에 도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속가능에너지기술연구실의 자율적인 연구 환경을 꼽았다. 이정태 교수는 학생들이 관심 분야를 직접 고민하고 연구 방향을 설계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한다.
홍 박사과정생은 이 교수가 경희에 부임한 해 학부 1학년 연구생으로 합류해 연구실의 성장 과정과 함께했다. 그는 “자유로운 연구 환경 덕분에 하나의 목표 안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연구로 이어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과정생 역시 자율적인 환경에서 건식전극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초기에는 관련 장비와 경험이 부족했지만, 다른 연구실의 장비를 활용하고 필요한 방법을 직접 찾아가며 연구 환경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연구 기반을 만들어 가는 힘을 길렀다. 그는 “관심 있는 연구를 충분히 고민하고 도전할 수 있는 자율성 덕분에 필요한 방법을 직접 찾아보고 연구 환경을 만들어 가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연구와 진로를 뒷받침한 교내 지원
학교의 장학과 교육 프로그램도 두 학생이 연구를 이어가는 기반이 됐다. 홍 박사과정생은 학위 과정 중 학술 성과와 관련한 장학 지원을 받았다. 대학원혁신지원사업단이 운영하는 ‘학문후속세대 강의기회 제공 및 미래교수자 육성사업(Khreative U+ Future fAculty SupporT, FAST)’에도 두 차례 참여했다.
FAST는 대학원생이 전임교원의 추천을 받아 직접 강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총 네 차례 강의를 진행했다. 홍 박사과정생은 “연구를 통해 쌓은 전문성을 다른 학생에게 전달한 경험은 대학원대통령과학장학금 지원 과정에서 사회 기여 경험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교수를 목표로 하는 그의 진로 설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박사과정생은 학부 과정에서 받은 ‘학부우수장학’을 꼽았다. 그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으면서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이는 대학원 진학과 연구를 계속하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장학 성과를 발판 삼아 다음 연구로
이번 선정은 두 학생에게 연구를 더욱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홍 박사과정생은 대학원대통령과학장학금을 통해 박사과정 동안 연구에 더욱 집중하며 칼코젠 양극재 연구를 전고체 전지와 새로운 산화환원 반응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쳐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를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연구자로 성장하고자 한다.
그는 후배 연구자들에게도 ‘흐름’을 강조했다. 홍 박사과정생은 “연구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기 생각과 경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표현하고, 발표와 질문의 기회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 박사과정생은 박사우수장학금 선정을 계기로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소재와 공정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정 연구 주제에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연구로 연결하는 연구자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관심을 두고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주제를 찾는 것이 결국 성과로 이어진다”라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왼쪽부터 김동준, 홍태화 박사과정생. 두 학생은 지속가능에너지기술연구실에서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와 공정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