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산학

    AgeTech 퍼스트무버,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다

    노인학과 김영선 교수, 경희Fellow(연구) 선정 연구·정책·산학협력 전주기로 초고령화 사회 대응 공로 인정

    경희는 매년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교수들을 '경희Fellow(연구·교육)'로 선정한다.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김영선 교수는 국내 최초로 AgeTech 개념을 도입해 초고령사회 대응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경희 Fellow(연구)로 선정됐다. 김영선 교수를 만나 그간의 연구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편집자 주>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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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교수는 Fellow(연구) 선정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대학의 지지에 대한 고마움을 먼저 떠올렸다. 김 교수는 “대학의 지지가 국가 정책과 산업 현장에 나가 역할을 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됐다.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아 보람찼다”는 소감을 전했다.

부양의 대상에서 소비의 주체로
김 교수는 2018년 AgeTech연구소를 설립하고, 2023년 한국연구재단 등록 연구소로 승격시켰다. 4단계 BK21 사업에도 선정돼 ‘AgeTech-Service 문제해결형 혁신인재 양성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이 사업단은 4단계 BK21 중간평가에서 2024년 우수교육연구단으로 선정되며 교육과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관련 기사 보기)

최근 노년학은 과거와 달리 학문 전반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김영선 교수는 “과거에는 노인을 사회적 부양 부담으로 봤다. R&D 투자도, 정책도 노인을 소비 주체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은퇴 후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나’를 위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노인은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주체”라고 진단했다.

AgeTech는 이 변화에 기술을 접목한다. 스마트홈, 돌봄 로봇, 디지털 헬스, 인지기능 모니터링, AI 기반 케어 서비스까지 시니어의 일상 전반을 기술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낙상·화재 감지 센서, 식사와 인지기능 모니터링을 통한 치매 위험 진단, 병원 연계 서비스가 모두 AgeTech의 범주에 들어간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노인이 살던 곳에서 나이 들 수 있도록 하는 것(Aging in Place)이 AgeTech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문제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
김 교수가 AgeTech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올 수 있었던 데는 뚜렷한 연구 철학이 배경이 됐다. 그는 “같은 분야에서 누가 더 잘하느냐도 중요하지만, AI시대처럼 불확실한 상황을 선도적으로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 대학과 연구기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먼저 포착하고 고민한 해결 방안이 AgeTech였다. 김 교수는 “첨단 기술의 메가 트렌드, 급속한 초고령화, 경희가 가진 융합 연구의 정신.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지는 분야가 바로 AgeTech였다. 미래 변화를 읽고 먼저 준비한 과정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AgeTech 시장은 2020년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니어의 구매력이 충분하다는 인식이 산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김영선 교수는 ‘스마트홈 기술’, 돌봄 인력을 보완하는 ‘로봇 기술’, ‘AI 데이터 기반 돌봄 서비스’를 향후 AgeTech 시장을 이끌 트렌드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치고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이 퍼스트무버로서 AgeTech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선 교수는 “경희대가 AgeTech 분야를 선점해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앞으로 선도 연구기관으로 사회적으로 의제를 어떻게 확산시킬지 고민해 난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책 기획, 산학협력으로 AgeTech 생태계 조성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 전문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연구와 정책을 잇는 역할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연구는 새로움을 발견하고, 정책은 그것을 실증·안정화한 이후 확산시키는 과정이다. 그 속에 괴리는 피할 수 없지만,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26년밖에 걸리지 않기에 연구와 정책의 괴리는 다른 산업 분야 대비 더욱 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변화는 시작됐다. 지난해 국가 차원의 'AI 돌봄기술 전주기 전략'이 논의됐다. 이를 기반으로 한 국가 R&D 과제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영선 교수는 이 기획에 중심 역할을 맡았다. 그는 “AgeTech 분야에서 경희대가 먼저 깃발을 꽂은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와 연구 현장을 연결하기 위해 매년 AgeTech 포럼도 개최하고 있다. 466개 기업과 공동연구·컨설팅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주요 기업과 50건의 실증연구도 수행했다. 김 교수는 “포럼을 통해 산업계에 시니어 시장을 소개하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연구 결과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다. 매년 포럼에 참여하는 기업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산업 생태계가 갖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BK21 5단계 사업을 준비 중이다. AgeTech 연구자들이 사회에 나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그는 “2030년이면 국내 노인 인구가 1,300만 명, 2035년에는 전체 인구의 30%가 노인이 된다. AgeTech의 선도 연구기관으로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BK21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이 서비스 모델을 만들고, 사회에 나가 이 분야의 플래그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인재상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문제해결형 인재가 되라”며 “기술, 사회는 앞으로 계속 변화할 것이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