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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토양탄소 연구, 국제 공동연구로 확장

환경학및환경공학과 김유진 학술연구교수, 국제북극과학위원회 국제연구협력 과제 선정
토양유기탄소 분획 자료 표준화와 연구 네트워크 구축 추진

2026.06.05

환경학및환경공학과 유가영 교수가 이끄는 응용생태학 연구실 소속 김유진 학술연구교수(이하 연구교수)가 국제북극과학위원회(IASC, International Arctic Science Committee) 육상분과 국제연구협력 과제에 선정됐다. IASC는 북극 연구 분야의 국제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핵심 학술 협력 기구다. 선정 과제명은 「북극권 토양유기탄소 분획 국제 네트워크(PASOC-FracNet, Pan-Arctic Soil Organic Carbon Fraction Network): Coordination SOC Fractionation Methods and Data for Next-Generation Arctic Synthesis」이다.

김 연구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극지환경연구개발사업 「북극권 대기-동토-피오르드·연안 대상 빅데이터 기반 기후환경변화 대응 연구」 북극 토양탄소 관련 위탁연구과제를 수행해 왔다. 이 과제는 극지연구소 정지영 책임연구원이 연구책임자로 이끌고 있으며, 김 연구교수는 해당 연구를 통해 북극 토양유기탄소 분획과 탄소 안정성 연구를 이어왔다. 이번 IASC 과제 선정은 그동안의 연구 경험이 국제 공동연구로 이어진 결과다. 그는 “국내 연구과제에서 이어온 고민이 국제 공동연구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뜻깊다”라고 말했다.

탄소의 ‘총량’을 넘어 안정성까지 살피는 연구
이번에 선정된 ‘북극권 토양유기탄소 분획 국제 네트워크(이하 PASOC-FracNet)’는 북극 툰드라 토양에 저장된 유기탄소를 형태와 안정성에 따라 구분해 평가하는 연구다. 북극 토양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탄소가 저장돼 있지만, 온난화와 적설 변화, 영구동토 융해가 진행되면 일부 탄소가 이산화탄소나 메탄 형태로 대기 중에 방출될 수 있다. 이는 온난화를 강화하는 기후피드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토양유기탄소 분획은 토양 속 탄소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지 않고, 성격에 따라 나눠 살펴보는 분석 방법이다. 토양 탄소 중에는 낙엽, 죽은 뿌리 등 식물 잔재에서 유래해 비교적 쉽게 분해되는 탄소가 있고, 토양의 미세한 광물 성분과 결합해 비교적 오래 보존되는 탄소도 있다. 같은 양의 탄소가 저장돼 있더라도 쉽게 분해되는 형태가 많다면 기후변화에 더 취약할 수 있다. 김 연구교수는 “북극 토양탄소 연구에서는 탄소의 저장량뿐 아니라 저장 형태와 안정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PASOC-FracNet은 이러한 분획 분석을 북극권 여러 지역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에서 나타난 변화가 북극권 전반의 현상인지 판단하고, 어떤 형태의 토양탄소가 온난화와 영구동토 융해에 더 취약한지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김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가 북극 탄소순환을 이해하고 기후변화 예측과 탄소순환 모델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국 주도로 구축하는 북극 토양탄소 연구 네트워크
이번 과제의 의미는 국내 연구진이 북극 토양탄소 연구의 국제협력체계를 주도적으로 연결한다는 데 있다. 북극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해수면 상승, 기후 시스템 변화, 탄소순환 변화 등을 통해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북극 연구는 북극권 국가만의 과제가 아니라, 국제협력이 필요한 기후변화 연구의 핵심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PASOC-FracNet은 여러 북극 지역의 연구자가 보유한 토양 시료와 연구 자료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연구교수는 “이번 선정은 각국 연구자가 축적한 자료를 함께 해석할 수 있는 공동 기준과 언어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스웨덴 아비스코 현장조사에서 북극 툰드라 토양 시료를 채취하며 토양탄소 연구를 수행하는 장면.

경희에서 쌓은 토양 연구 기반, 북극 연구로 확장
김 연구교수는 경희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모두 마치며 토양탄소와 토양기능 연구 기반을 쌓았다. 유가영 교수가 이끄는 응용생태학 연구실에서 도시, 초지, 농경지 등 다양한 토양을 대상으로 탄소 저장, 토양유기물 특성, 토양기능 변화를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토양이 기후변화와 탄소순환을 이해하는 핵심 매개라는 점에 주목하게 됐다.

이러한 연구 경험은 북극 토양탄소 연구로 이어졌다. 김 연구교수는 박사학위 취득 이후 극지연구소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북극 현장 연구에 참여했다. 현재는 학술연구교수로서 북극 토양유기탄소 분획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경희에서 쌓은 토양 연구 경험이 북극 토양 시료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라고 밝혔다.

북극 토양탄소와 기후피드백 연구의 다음 단계
김 연구교수는 이번 IASC 과제 선정을 계기로 북극 여러 지역의 토양유기탄소 분획 자료를 비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기존 연구에서 사용된 분석 방법과 자료 형식을 정리하고, 향후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매뉴얼을 마련한다. 장기적으로는 북극권 토양유기탄소 분획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공동 논문과 후속 국제 공동연구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PASOC-FracNet은 2026년부터 2년간 진행되는 단기 국제협력 과제다. 동시에 미래의 더 큰 국제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전 기반이기도 하다. 김 연구교수는 “이를 2030년 인천에서 열릴 ‘남북극 통합 극지학술대회(Joint SCAR-IASC Polar Conference 2030)’, 이후 ‘제5차 국제 극지의 해(International Polar Year, 2032-2033)’와 연결할 수 있는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연구교수의 장기적 목표는 북극 토양탄소의 변화가 기후피드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는 것이다. 그는 “이번 과제가 경희에서 축적한 토양탄소 연구 역량을 북극 기후변화 연구로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유진 연구교수가 실험실에서 북극 토양유기탄소 분획과 탄소 안정성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