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인문 사회 융합교육
2026학년도 신설 융합전공(1) 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
기후·환경 위기와 사회갈등을 인문 사회학적으로 이해하고 대안 모색
역사·문학·지리·사회·행정·경영 아우르는 융합교육으로 현장형 전문가 양성
경희는 사회가 요구하는 융합적 지식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개 이상 학과·전공의 학문 영역을 통합한 융합전공을 만들었다. 현재 양 캠퍼스 19개의 융합전공이 운영되고 있으며, 2026학년도에는 지속가능미래학, 우주탐사학 융합전공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신설 융합전공 지도교수를 만나 전공의 방향과 교육과정을 들었다. 첫 번째 순서로 지속가능성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인문사회학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의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2026.05.18
구호를 넘어 실천으로 향하는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은 익숙한 말이 됐지만, 이를 삶의 방식과 사회의 변화로 옮기는 일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은 학생들이 지속가능성을 추상적인 가치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이해하고, 이를 인문사회학의 관점에서 풀어낼 수 있도록 마련됐다.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을 주도한 사학과 박진빈 교수는 이 지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속가능성은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기후 위기와 사회갈등과 같은 난제는 기술의 개선이나 경제적 해법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박 교수는 “인간의 사고 체계와 행동이 변화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질 수 없다”라며 “인문학적으로 우리 문제를 사고하고 미래를 설계해 보는 전공을 기획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 전공은 처음 구상 단계에서 ‘너와 나의 미래’라는 이름으로 논의됐다. 지속가능한 미래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공존하는 삶의 문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교수는 지속가능성을 누군가 대신 해결해 줄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 하나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며 “당장 내가, 네가,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대안을 찾는 교육
미래 사회에서는 기후, 기술, 인구, 자원, 도시, 국제질서가 복합적으로 변화한다. 이 변화는 단선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정답을 찾는 능력보다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대안을 설계하는 사고력이다.행정학과 김광구 교수는 미래학을 “미래를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미래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불안정하고 모호한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미래를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자신의 선택지를 찾는 ‘미래 리터러시(Future Literacy)’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은 학생들이 미래를 불안의 대상이 아니라,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변화의 과정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관점은 4학년 교과목인 ‘미래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구체화 된다. 이 과목은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바탕으로 가능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제시하는 수업이다. 학생들은 개연성 있는 미래 사회를 그려보고, 장기적 방향 설정과 자원 배분, 갈등 해소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변화를 읽으며,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피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진빈 교수와 김광구 교수는 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이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탐방과 캡스톤디자인으로 실천 역량 강화
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은 현장 경험과 프로젝트 학습을 교육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교육과정에는 현장 탐방과 전문가 특강, 실습, 캡스톤 디자인이 포함돼 있다. 1학년 과목인 ‘너와 나의 미래로의 초대’는 환경, 기후, 사회갈등과 관련된 현장을 직접 탐방하고 전문가를 만나는 체험형 수업이다. ‘미래학 세미나 실습’은 학자, 기업인, 개발자, 활동가 등의 특강을 통해 다양한 현장의 관점을 전하는 강좌다.박 교수는 교육과정이 실천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을 실천하는 외부 기관과 협력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수업에서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실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학생들은 스스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고, 그 해결 방식을 모색한 뒤 학내외 자문단의 검토를 받는 방식으로 배움을 확장하게 된다.
마지막 단계에는 ‘캡스톤 디자인’이 놓인다. 학생들은 지속 가능 관련 주제를 스스로 정하고, 포스터 전시, 시제품 제작, 창업 모델 구축, 지속 가능 프로그램 제작 등 결과물을 만든다. 학기 말에는 ESG 경연대회를 통해 결과물을 발표하는 방식도 계획돼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지속가능성을 구체적인 문제 해결 과정으로 다뤄보게 된다.
변화에 대응하고 협력하는 융합형 인재
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은 환경문제 전문가, 기업 ESG 담당자, 지속 가능 관련 사업 창업자, 갈등 해결 전문가 등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또한 지속가능미래학 마이크로디그리도 함께 운영해 학생들이 핵심 과목을 중심으로 인문사회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문제를 연결해 대안을 제시하는 역량을 기르게 된다.박 교수는 이 전공을 이수한 학생들이 어디에 있든 자기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기업에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사람, 자신의 생활을 바꾸는 사람 모두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디에 있든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는 사람으로 사회에 나아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 속에서도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인재를 기대한다. 그는 “어떤 전공이든, 직장이든 변화는 불가피하다”라며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보다 자기 영역에서 변화에 대응할 전략을 만들어내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는 어떤 과제가 주어질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힘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두 교수는 지속가능미래학 융합전공이 학생들에게 협력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박 교수는 미래에는 경쟁보다 공존과 포용을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가치를 배웠으면 좋겠다”라며 “다양한 관점이 서로에게 보탬이 된다는 것을 느끼는 수업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