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로고 이미지 경희대학교 로고 이미지 연구/산학

생체의공학과 박기주 교수,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선정

절개 없는 정밀치료 실현할 기술 ‘가변압력 충격파 히스토트립시’ 개발 본격화
환자 맞춤형 비침습 치료를 위한 AI·로봇·초음파 융합 플랫폼 구축

2026.05.08

생체의공학과 박기주 교수가 이끄는 바이오메디컬 초음파 공학 연구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과제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우수한 젊은 연구자가 한 분야를 오랫동안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도록 10년간 연 2억 원 안팎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장기 과제다. 박 교수 연구팀은 ‘환자·질환 맞춤형 정밀치료를 위한 AI 로봇 암 기반 가변압력 충격파 히스토트립시 핵심 원천기술 및 플랫폼 개발’ 과제로 선정됐다.

교비 지원이 만든 연구의 발판
이번 선정은 박 교수가 꾸준히 이어온 치료 초음파, 집속초음파, 비침습 초음파 암 치료 기술인 히스토트립시(Histotripsy), 그리고 초음파로 생긴 미세 기포가 터지며 물리적 충격을 만드는 캐비테이션 연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계기가 됐다. 박 교수는 “세계 최초로 고안한 가변압력 충격파 히스토트립시 원천 기술을 개념 증명 단계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실제 임상 적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실 차원에서도 바이오메디컬 초음파 분야의 석·박사급 전문 연구 인력을 꾸준히 양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가 본격화되기까지 대학의 교비 지원도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 연구팀은 교내 ‘미래선도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2년간 6천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선행 연구를 수행했다. 정부 과제에 비해 비교적 유연하게 연구를 설계할 수 있었던 점도 도움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과제의 밑바탕이 된 선행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

정밀하고 안전한 비침습 치료의 필요성
박 교수 연구팀은 종양과 병변을 절개 없이 정밀하게 제거하는 치료 기술 개발에 주목했다. 집속초음파는 원하는 부위에 강한 음향에너지를 전달해 비침습적으로 조직에 열적 또는 기계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기존 고강도 집속초음파(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HIFU)가 고열로 조직을 태우는 방식이라면, 히스토트립시는 강한 초음파로 생성한 미세 기포의 힘을 이용해 조직을 물리적으로 잘게 파쇄하는 기술이다.

히스토트립시는 차세대 비침습 초음파 수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장비는 2023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적용도 이뤄지고 있다. 기존 히스토트립시는 장단점이 명확했다. 큰 병변을 제거하는 것에는 탁월한 성능이 있다. 하지만 충격파 산란 효과로 인해 초점 주변의 정상 조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요 혈관이나 담관, 신경 인접 부위처럼 정밀한 부위의 치료는 어렵다.

박 교수는 이런 한계 극복에 집중했다. 그는 “기존 히스토트립시는 매우 혁신적 기술이다. 하지만 정밀도가 충분하지 않아 주변 조직에 원치 않은 손상을 줄 수 있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초음파 초점에서 먼저 수증기 기포를 만들고, 이후 압력을 순차적으로 낮추며 기포를 더 정밀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방식의 원천 기술을 고안했다.

박기주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비침습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가변압력 충격파 히스토트립시’ 정밀치료 구현
박 교수 연구팀은 초음파 압력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가변압력 충격파 히스토트립시(Pressure-modulated shockwave histotripsy)’를 개발해 왔다. 이 기술은 병변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치료 범위를 더 세밀하게 조절하고,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은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기술은 특히 주요 혈관이나 장기에 인접한 종양, 신경 가까이에 있는 병변처럼 정교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병변 일부만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더욱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으며, 압력을 바꾸는 시점을 조절해 치료 범위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AI와 로봇 암 기술도 접목한다. AI는 가변 압력 시점과 병변 크기 데이터를 학습해 시술자가 원하는 치료 범위를 예측하고, 환자의 해부학 정보와 음향 시뮬레이션 결과를 함께 분석해 치료 초점 위치를 더 정확하게 찾는 역할을 맡는다. 로봇 암은 여러 각도에서 초음파를 정밀하게 조사해 치료 정확도와 효율을 높인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의 목표는 초음파 원천기술에 AI 예측 기술과 로봇 암 기반 정밀 제어 기술을 결합해, 환자와 질환 특성에 맞춘 비침습 정밀치료 플랫폼을 구현하는 데 있다”라고 밝혔다.

10년 뒤를 내다본 정밀치료 기술의 확장
이번 연구는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전반기 5년은 가변압력 충격파 히스토트립시의 핵심 원천기술과 AI 기반 예측·모니터링 기술, 로봇 암 기반 정밀 제어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한다. 후반기 5년은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동물실험과 성능 검증을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환자 맞춤형 비침습 정밀 치료가 가능한 범용 의료기기 플랫폼을 구현하고, 이를 기술이전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 교수는 “이 기술이 고도화되면 절개 없이 병변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치료가 가능해져, 기존 외과 수술에 따른 환자의 부담과 합병증을 줄이고 치료의 안전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 기술은 암 치료에만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성형 의료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보고 있다. 세포 이식에 필요한 생체조직 탈세포화 연구에도 핵심 플랫폼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