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과학연구원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2026년도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예술체육특화형’에 선정됐다.
사회적 고립 노쇠군 위한 여가·신체활동 리빙랩 구축
의과대학과 융합연구 진행, 단순 운동을 넘어 여가 활동으로 노쇠 예방
스포츠과학연구원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2026년도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예술체육특화형’에 선정됐다. 스포츠지도학과 윤지인 교수가 연구책임자로 ‘여가 및 신체활동 기반 지역사회 통합돌봄형 노쇠 예방·완화 모델 개발 및 확산 전략’ 연구를 진행한다. 사업은 2032년까지 6년간 진행된다.
초고령사회 진입한 한국, 사회적 노쇠 예방 및 완화 중요성 커져
이번 연구는 사회적 고립이 중첩된 노쇠군이 핵심 대상이다. 이들은 신체적 노쇠와 더불어 독거, 관계망 축소, 사회참여 단절 등으로 사회적 고립을 동시에 겪는 노인을 의미한다. 특히 2026년 7월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 비율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노쇠 예방 및 완화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여가 및 신체활동 개입에 집중하던 기존 노쇠 예방 활동에 더해 사회적 관계 회복까지 이어지는 ‘노쇠 예방·완화 리빙랩(Living Lab)’을 구축하고 그 성과를 지역사회 통합 돌봄 정책과 연계할 계획이다.
윤지인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를 고민하던 중, 정부가 추진하는 노인 통합돌봄 정책에 여가와 신체활동을 접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이후 체육대학 내 여러 교수님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노인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며 연구 기획 배경을 밝혔다.
기존 노쇠 연구와 정책은 의료·기능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문제의식을 통해 ‘사회적 노쇠(Social Frailty)’ 개념이 도출됐다. 윤 교수는 “기존 노쇠 연구를 수행하던 의과대학의 원장원, 김미지 교수와 협업해 현행 돌봄 정책의 대부분이 의료와 기능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진단하고, 돌봄 정책을 한 단계 더 확장하기 위해선 사회적 관계 형성과 여가·신체활동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이 노쇠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하게 운동만을 하는 것보다, 밖에 나가 친구를 만나고 종교 활동을 하는 등 사람을 만나는 경험이 노쇠 개선에 더 효과적이었다는 임상 결과도 있었다. 윤지인 교수는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신체적 노쇠도 함께 따라온다”고 말했다. 의과대학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노쇠 완화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와 평가 체계를 뒷받침하고, 체육대학이 축적해 온 신체활동·여가 분야의 강점을 결합해 노인의 사회적 관계 회복에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스포츠과학연구원은 의과대학이 보유한 풍부한 임상경험과 체육대학의 신체 및 여가 분야의 강점을 합쳐 사회적 고립 중첩 노쇠군을 대상으로 예방·완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리빙랩 통해 노쇠 개선 탐구, 비노쇠 노인 통한 돌봄 프로그램 개발
과제는 2단계로 진행되며 1단계에서 사회적 고립 중첩 노쇠군을 선별하고 여가·신체활동 기반 예방·완화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하는 데 집중한다. 이어 2단계에서는 의학·임상 지표와 연계한 '노쇠·사회기능 통합평가지표(IFSI)'를 개발하고, 비노쇠 노인을 교육하는 선순환형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한 뒤 지역사회에 확산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1단계의 핵심 실행 모델은 '여가 및 신체활동 기반 노쇠 예방·완화 리빙랩'이다. 리빙랩을 처음 제안한 스포츠과학연구원장 김정현 교수는 “리빙랩은 여가와 신체활동을 통해 사회적 노쇠와 기능적 노쇠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틀이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효과를 검증하려면 개발과 적용은 물론 평가가 함께 이뤄져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빙랩은 지역사회 노인 중 노쇠 취약군을 모집해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일정 기간 사회적·체력적·건강적 노쇠가 실제로 완화되는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김 교수는 “스포츠과학연구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노인스포츠지도사 연수원을 운영하며 서울·경기 지역 15개 노인 전문기관과 협력체계(MOU)를 구축해 온 만큼,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노쇠 위험이 높은 노인을 대상으로 리빙랩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노쇠 진행 단계에 따라 '예방형'과 '완화형' 두 갈래로 설계된다. 노쇠가 본격화되기 전 단계에는 비교적 활발한 신체활동이 가능한 '예방형' 프로그램을, 이미 노쇠가 진행돼 격렬한 활동이 어려운 전노쇠·노쇠 단계에는 '완화형'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투트랙 방식이다. 단순 운동이 아니라 공원 등에서의 자연 친화적 신체활동에 레크리에이션 요소를 더해 참여자가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2단계 연구에서는 아직 노쇠하지 않은 비노쇠 노인을 예비 돌봄·회복 파트너로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윤지인 교수는 “나이가 아니라 건강 상태로 노인을 분류해, 비교적 건강한 초기 노인을 교육해 노쇠 노인을 돕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비노쇠 노인 스스로의 노쇠 예방 효과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노인 채용 기회로까지 이어지는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노쇠 노인의 예비 돌봄·회복 파트너 활동이 노쇠 진행을 지연시켜 의료비와 장기요양 비용 증가 속도를 완화하는 동시에 노인 일자리 문제 등의 부차적인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연구 전 과정에는 인공지능(AI)도 활용된다. 노쇠 연구를 위한 대상자 선발과 스크리닝 시스템 개발에 기존 의과대학 노쇠 데이터를 접목한다. 김정현 교수는 “질환은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만, 노쇠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없다. 심리적 노쇠, 사회적 노쇠, 체력적 노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뤄지다 보니 특정 지표만으로 노쇠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리빙랩을 통해 적절한 후보군을 확보하고, 여기에 AI 기반 노쇠 추정 기술을 도입해 연구를 정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대학 오경록 학장은 노쇠 노인의 심리를 한진욱 부학장은 지역사회 시니어 여가 프로그램 개발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다.
체육은 AI가 대체 못하는 분야, 사회 문제 해결하는 연구 집단으로 성장할 것
이번 연구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의 빈틈을 메울 예정이다. 윤 교수는 “기존의 통합 돌봄 정책은 보건 중심으로 접근해 왔고 신체활동·여가 영역은 상대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정책이 사회에 안착하려면 실증적인 연구 결과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정책 전문가 세미나 등 파급력 있는 행사를 열어 실마리를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스포츠과학연구원은 이번 과제를 발판 삼아 '여가 및 신체활동 기반 노쇠 예방·완화 연구 허브'로 단계적으로 발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과제를 계기로 리빙랩 운영 경험과 노쇠 관련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지자체·보건소·복지관과 연계한 위탁 운영, 경희의료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병원-지역사회 연계형 노쇠 관리 시스템 구축 등으로 연구소의 자생적 연구·사업 수행 역량을 확대한다. 김정현 교수는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분야가 바로 체육과 스포츠다. 결국 사람이 직접 몸을 움직여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체육과 스포츠 참여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 집단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오경록 체육대학장은 스포츠심리학 기반 프로그램으로 노인의 노쇠 관련 심리 요인을 판별하는 작업에 참여한다. 그는 “여가·생리·스포츠생리학이 노인에게 갖는 역할은 융복합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과제를 통해 노인의 심리적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문제를 완화하도록 연구원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형 지역사회 시니어 여가 및 신체활동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는 한진욱 체육대학 부학장은 “예술체육특화형 사업이 올해 처음 발주된 만큼 도전적인 과제였다. 과거 한국연구재단에서 2년간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사업 발주 정보를 접했던 경험이 이번 과제 발굴에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전공 분야 밖에서 과제 발주처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적극적으로 대형 과제 수주를 이끌겠다”고 말했다.